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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영덕의 블루로드를 걸으며

박달대게의 달큰함에 빠지다

경북 영덕 강구항 ┃대게 요리

태백산맥의 동사면에 위치해 있는 영덕군의 강구항은

건물마다 대게가 달려있는 독특한 경관을 형성하여

한 눈에 대게 명소임을 알 수 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대게 맛을 보기 위해

찾아드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SENSE #08

동해의 별미와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영덕의 항구

주왕산에서 흘러나오는 오십천계곡의 맑은 물이 동해로 흘러가기 전, 작은 하천을 만나는데 그 하천을 가로지르는 강구대교의 양편에 강구항이 자리하고 있다. 강구항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수산자원이 풍부해 대게를 비롯해서 청어, 방어 등이 많이 잡힌다.

대게의, 대게에 의한,

대게를 위한 강구항의 대게 시즌

그 중에서도 명물인 영덕대게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맛볼 수 있다. 이때는 대게 위판장이 운영되며, 이 일대는 200여 곳의 대게 요리집이 늘어서 일명 ‘대게거리’로 불리는 식당가가 펼쳐진다. 조용한 항구였던 강구항은 대게의 최대 집산지가 되면서 대게 철이 되면 대게잡이 어선과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벼 활기 넘치는 항구가 된다. 특히 대게 경매가 이루어지는 위판장에서는 그야말로 대게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대게라는 이름은 대나무처럼 길고 마디진 다리를 가지고 있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수심 200~400m에서 서식한다고 알려진 대게는 우리나라에서는 울진과 영덕을 중심으로 속초, 포항 등지에서 잡힌다. 강구항에서는 대게 중에서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고 속이 꽉 차 황금빛으로 보이는 박달대게의 집게 다리에 완장을 채워 준다. 값싼 러시아산 대게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대게는 포획금지 기간을 제외한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맛볼 수 있는데 특히 1월~3월쯤이 가장 살이 차있고 달달해서 맛있는 때다. 강구항 어시장에서 대게를 구입한 후 인근 식당에 가져가면 찜 값만 받고 바로 쪄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찜통이 일렬로 늘어선 식당 근처에만 가도 진한 대게 내음이 진동한다. 대게는 내장이 가득한 몸통에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 밥을 쓱쓱 비벼 먹으면 오묘한 바다향이 입 안 가득 퍼져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대게찜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에서는 삶기 전에 뜨거운 증기로 대게를 기절시킨다. 그래야 대게를 찔 때 서로 부딪쳐 다리가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강구항은 영덕대게 뿐 아니라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강구항 인근에 있는 풍력발전단지와 해맞이공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드라이브 코스에 위치해 있다. 또한 푸른 동해를 배경으로 펼쳐진 ‘영덕블루로드’는 4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계절 관광객들로 붐빈다.

강구항 대게 경매장에서 만난 이창운 수협경매과장은 대게 명인으로 통한다. 박달대게를 정확히 한눈에 알아보는 그에게 알뜰하게 게를 즐기는 방법을 물었다. "경매에서 입찰 받은 중도매인에게 5%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사거나 대게의 70% 가격에 살이 꽉 찬 너도대게를 구입하거나, 저렴한 홍게를 구입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Tasty Seafood

대게는 대개 찜으로 먹지만...

대게찜

대게를 즐기는 보편적인 방법이 대게찜이다. 강구항 대게 전문점에서는 손님이 직접 수족관의 대게를 고를 수 있으며 대게 철이 아니라면 러시아 대게나 홍게로 대신하기도 한다. 대게찜이 완성되면 직원이 빠른 손놀림으로 일일이 해체해서 먹기 좋게 잘라주는데 매운탕과 게딱지비빔밥도 함께 서빙된다.

대게튀김

달걀, 녹말, 밀가루를 넣고 튀김옷을 만든 후 실파를 넣는다. 대게 다리에 밀가루를 묻힌 다음 튀김옷을 입혀 튀긴 후 파슬리나 깻잎을 곁들여 낸다.

대게회

신선하고 쫄깃한 대게 회는 속살을 먹기 편하게 발 끝 마디만 살려서 내놓는다. 선홍색의 싱싱한 대게 다리의 흰 속살을 초간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듯이 넘어간다. 함께 나오는 게의 등딱지 안에는 참기름, 식초, 마늘, 파로 양념된 노란게장이 담겨 있다.

대게샤브샤브

끓는 물에 채소와 대게를 살짝 데쳐 소스를 찍어먹는데 대게회와 대게찜의 중간, 겉은 익고 속은살짝 덜 익은 듯한 두 가지 맛을 볼 수 있다. 대게살을 다 먹은 후에는 육수에 국수를 넣어서 먹는다.

Travel Note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힐링 여행

#1. 영덕 어촌민속전시관

어촌의 삶과 민속을 살펴볼 수 있는 어선, 그물 등의 어구를 한자리에 모은 박물관

위치: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

#2. 영덕 해맞이공원

강구면과 축산면의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해변공원으로 대게 집게발이 감싸고 있는 등대안으로 올라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위치: 경북 영덕군 영덕읍 대탄리

#3. 영덕 블루로드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688km의 해파랑길의 일부로,  영덕 대게공원을 출발하여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도보여행을 위해 조성된 약 64.6km의 해안길이다.

위치: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4. 고래불해수욕장

고려말 목은 이색선생이 상대산에 올랐다가 고래가 뛰어노는 걸 보고 ‘고래불’이라 명명하였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병곡면의 6개 해안 마을을 배경으로 20리에 달해 펼쳐지는 해수욕장

위치: 경북 영덕군 병곡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