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바다와 하늘을 잇는 특별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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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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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전남 목포시 고하대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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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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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1-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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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9
여행 후기
아침부터 찾은 목포 바닷가는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해변을 따라 펼쳐진 산책로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여러 주민들이 한가로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특히 벤치에 앉아 계시던 한 할아버지와의 만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이곳을 찾아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것이 일과라고 하시는 할아버지의 말씀에서, 목포의 여유로운 삶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바다는 매일 보아도 다른 얼굴을 보여주지. 오늘처럼 구름 낀 날은 또 다른 멋이 있어."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바닷가 산책을 마치고 향한 곳은 북항스테이션이었습니다. 국내 최장 거리인 3.23km를 달리는 목포해상케이블카의 시작점입니다. 155m 높이의 케이블카 타워는 하늘을 찌를 듯한 위용을 자랑했고,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매표소에서 크리스탈 캐빈을 선택하며 느낀 설렘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투명한 바닥을 통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약간의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했습니다.
케이블카에 올라 출발하자마자, 목포의 새로운 면모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북항에서 유달산으로 향하는 첫 구간에서는 목포를 상징하는 일등바위와 이등바위가 우뚝 솟아있었고, 그 아래로 펼쳐진 목포 시내의 파노라마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투명한 바닥 때문에 조심스러웠지만, 이내 그 아찔함이 주는 특별한 감동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유달산 스테이션에서 'ㄱ'자로 꺾이는 순간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방향이 바뀌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도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유달산에서 고하도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끝없이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수많은 섬들이 바다 위에 점점이 박혀있는 모습은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웅장한 목포대교가 바다를 가로지르는 모습과 용머리 부분의 독특한 지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왕복 40분의 여정 동안, 목포의 다채로운 매력은 쉴 새 없이 제 눈을 즐겁게 했습니다. 중간중간 케이블카가 천천히 움직일 때면, 그 순간을 사진에 담느라 바빴습니다. 특히 바다 위를 지날 때는 투명 바닥 덕분에 마치 공중에 떠있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가 되어 다시 찾은 유달산 전망대에서는 또 다른 목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목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목포항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지도를 내려다보는 듯했고, 멀리 보이는 다도해의 풍경은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웠습니다.
해가 저물어갈 무렵, 다시 한번 케이블카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낮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서쪽 하늘을 물들이는 황금빛 낙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황홀했습니다. 특히 석양이 바다에 반사되어 만드는 금빛 물결은 제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광경 중 하나였습니다.
밤이 되자 케이블카와 목포대교의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말이라 밤 9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덕분에, 야간 탑승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어둠이 내린 바다 위로 반짝이는 불빛들은 마치 밤하늘의 별들이 바다에 내려앉은 듯했고, 목포대교의 화려한 조명은 바다 위에 빛의 다리를 그려냈습니다.
이날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아침에 만났던 할아버지의 말씀이 다시 한번 떠올랐습니다. 정말 목포는 매 순간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도시였습니다. 케이블카를 통해 만난 하늘에서의 시선, 바닷가 산책로에서 느낀 여유, 그리고 황홀한 낙조와 야경까지. 하루 동안 이토록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 목포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제 마음속에 특별한 여행지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케이블카를 통해 하늘에서 바라본 목포는 제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도시였습니다. 바다와 산, 도시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풍경은 계절마다, 시간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만 같습니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목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해준 특별한 창문이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찾게 된다면, 또 다른 모습의 목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